길따라 나섰다가 끝없는 그리움이 내 스스로 길이 되어 그대에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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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은 1961년 경북 예천에서 출생.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 시작함. 시집으로 서울로 가는 전봉준;,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모닥불 등 다수
그대에게 가는 길 - 안도현
그대가 한 자락 강물로 내 마음을 적시는 동안 끝없이 우는 밤으로 날을 지새우던 나는 들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밤마다 울지 않으려고 괴로워하는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래오래 별을 바라본 것은 반짝이는 것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어느 날 내가 별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헬 수 없는 우리 둘의 아득한 거리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지상의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길들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해 뜨는 아침부터 노을 지는 저녁까지 이 길 위로 사람들이 쉬지 않고 오가는 것은 그대에게 가는 길이 들녘 어디엔가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대가 한 자락 강물로 내 마음을 적시는 동안 끝없이 우는 밤으로 날을 지새우던 나는 들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밤마다 울지 않으려고 괴로워하는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래오래 별을 바라본 것은 반짝이는 것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어느 날 내가 별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헬 수 없는 우리 둘의 아득한 거리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지상의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길들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해 뜨는 아침부터 노을 지는 저녁까지 이 길 위로 사람들이 쉬지 않고 오가는 것은 그대에게 가는 길이 들녘 어디엔가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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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삶에 연연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 인생은 하룻밤 머물다 가는 나그네이고, 이 세상은 잠시 지나가는 나그네 길입니다. 우리는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고 아옹다옹하며 살 것이 아니라 길 가는 나그네처럼 유유자적(悠悠自適) 하게 살아야 합니다.
이 세상 삶에 연연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 인생은 하룻밤 머물다 가는 나그네이고, 이 세상은 잠시 지나가는 나그네 길입니다. 우리는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고 아옹다옹하며 살 것이 아니라 길 가는 나그네처럼 유유자적(悠悠自適) 하게 살아야 합니다.
한 나그네가 길을 가다가 뉘엿뉘엿 해가 지기에 한 동네에 들렀습니다. 마침 궁궐 같은 큰 집이 있어 주인을 불렀습니다. “저는 길가는 나그네올시다. 하룻밤만 묵고 갔으면 하는데 허락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이곳은 여관이 아니요. 저 건너편에 있는 여관으로 가보시오" 라며 거절을 했습니다. 이때 나그네는 말했습니다. “그러면 주인장 하나 물어봅시다. 이 큰집에 몇 대나 살아오셨소?" “예, 나까지 16대를 살아왔죠.” “그러면 그 16대가 다 지금 생존해 계신가요?” “아니죠, 다 세상을 떠났죠.” “그렇다면 이집도 여관집과 뭐가 다릅니까? 대대로 자고 가고 자고 가고 16대를 했지 않습니까? 그러니 나도 하룻밤 묵고 간들 뭐가 이상하오?”
주인은 하는 수 없이 이 제치 있는 나그네를 하룻밤을 묵게 하고 잘 대접해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참 우스운 이야기 같지만 너무나 정확한 대화입니다. 우리도 하룻밤 머물다 가는 나그네로 살다 가야 합니다. 이 세상은 우리가 영원히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니그네 일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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