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poetry

열정의 애로틱 1.

loren23 2016. 4. 30. 21:40







난 사랑을 묘사한 소위 애로틱한 내용의 글을 좋아했다.
세계문학전집, 것도 남녀의 사랑을 그린 연애소설이라고해서 그 두꺼운 책을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읽어내려 갔으나 끝내 내가 보고싶어했던 그 원초적 애로틱한 장면을 묘사한 내용이 없어서 큰 손해를 본것처럼 투덜거리며 마지막장을 덮은때가 많았었다.
소설 책이라고 하면 당연히 적라라한 그런 내용이 몇군데는 있을것으로 예상하고 책장을 넘기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예술작품이라고하는 그림들과 이미지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 불로그에는 누드가 많고 사실 엄청나게 절재를 하면서도 결국 므흣한 이미지들을 찿아 올리곤 한다.

오래전 어릴적에 우연히 손에잡힌 전경린의 `열정의 습관`이라는 책을 단숨에 앍고 난 뒤 난 상당한 충격을 받았었다. 그 소설, 첫 부분, 남자의 성기를 묘사하는 대목부터 내게 충격이였다. 여성작가라는 것이 내눈을 더욱 반짝이게 했었다. 오래묵은 체증이 요란도 안떨고 넌지시 씻겨나간 것처럼 어허, 이럴수가,,, 여주인공 미홍이 남자의 페니스를 처음으로 만진 첫 경험부터의 묘사가 참으로 예사롭지가 않았다.


그 감촉의 기억은 뜨거운 주전자에 처음 손바닥을 데었을 때보다,
처음으로 손이 빨갛게 얼도록 얼음 조각을 쥐고 있었을 때보다,
손바닥의 생명선을 찔렀던 푸른 병 조각의 예리한 기억보다,
까까머리 남자애의 머리에 처음 손이 닿았을 때보다......
감각의 도화선처럼, 그 모든 감각을 압도하며 손에 관한 최초의 기억이 되었다.

한여름에 손안에서 뜨거운 토마토를 으깬 기억보다,
성질 사나운 앵무새의 두 발을 붙잡았다가 손등을 부리에 쪼였을 때보다,
서늘하고 가벼운 염주 알을 손안에 쥐었던 기억보다,
작약 꽃송이에 고인 이슬을 한 줌 가득히 털었던 기억보다,
장마로 불은 강 위에 걸쳐진 낡은 다리를 더 낡고 위험해 보이던 녹슨 쇠난관을 붙들고 건넌 피 냄새 나던 기억보다,
가재를 잡으려다 바위에 치여 손톱이 빠져나갔던 기억보다......

감각의 소실점처럼, 그 모든 감각을 압도하며 손에 대한 마지막 감각이 되었다.
우단 조각같이 커다란 흑장미 꽃잎을 땄던 기억보다,
밀밭에서 아직 따뜻한 새의 알을 잡았을 때보다,
낮 꿈에서 깨어난 초저녁, 눈을 가린 두 손안에 천천히 눈물이 고여들던 기억보다......

손안의 그 어떤 감각의 기억보다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소스라침으로 선연하게 남아 언제까지나 그녀의 손금 안에 생생하게 맺혀 있었다. 이렇게 `기억보다`는 `낮 꿈에서 `까지 장장 13개가 이어진다. 놀라운 감성이며 기가막힌 표현력이다.
오늘은 `열정의 애로틱` 1. 이라는 제목으로 여기까지만 기록하고 다음에 또 이야기를 이여볼 생각이다.








작가 전경린의 소설집으로 <염소를 모는 여자>, <환과 멸>, <물의 정거장>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 <내 생애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열정의 습관>,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황진이>,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 <엄마의 집> 등이 있다. 이밖의 작품으로 어른을 위한 동화 <여자는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 <붉은 리본> 등이 있다.

1996년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1997년 <문학동네소설상> 수상 1999년 <21세기문학상> 수상.

흔히 '귀기의 작가' '정념의 작가'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전경린은 이미지의 강렬함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서른 세 살. 아이와 피와 심지어 죽음조차 삶이 모두 허구라는 것을 느낀 작가는 허구가 아닌 삶의 실체를 갖고자 소설을 쓰기로 시작했다.

1993년 작가의 가족은 마산 옆 진양의 외딴 시골로 이사를 갔다. 꽤나 적적한 곳이었지만 여기서 전경린은 `뭔가가 밖으로 표출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3년 가까이 사람들과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들어앉아 많은 글을 써냈다. 자기 욕망에 충실한 내면적 세계와 질서화 되고 체제화 된 바깥 세계 사이의 작용과 긴장과 요구 속에서 갈등하는 여성과 여성적인 삶이 문학적 관심사다

작가의 본명은 안애금. 전혜린을 연상시키는 전경린이라는 이름은 옛날 신춘문예에 응모할 때 임시로 지었다. 당시 누가 `린'이라는 화두를 주었고, 차례대로 `경'과 `전'을 추가해서 `전경린'이라는 이름을 완성시켰다. 작가도 물론 `전혜린'을 떠올렸다. 작가는 전혜린을 좋아한다. 그리고 전혜린뿐 아니라 나혜석, 윤심덕 더 올라가서 황진이까지 소위 강한 자의식 때문에 고통 받고 분열될 수밖에 없었던 선각자적 여성을 좋아하고 흠모한다.
전경린은 제 3회 21세기 문학상 수상자이다.

작가 전씨는 1962년 경남 함안에서 1남 5녀중 장녀로 태어났다.경남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한 후에 마산 KBS에서 음악담당 객원 PD와 방송 구성작가로 근무했다.성장기 내내 지독한 허무주의자였다고 말하는 전씨는 주어진 삶의 일회성과 전씨가 열망해 온 영원성 사이에서 글쓰기를 발견하였다고 얘기한다. 1993년 부터 여섯편의 중단편을 완성하며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사막의 달> 로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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