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poetry

칼릴지브란 - 내 영혼이 충고했네

loren23 2016. 5. 5. 19:54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다른 이들이 싫어하는 모든 걸 사랑하라고 또한 다른 이들이 헐뜯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라고.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랑받는 사람까지도 고귀하게 만든다는 걸 내 영혼은 보여주었네. 예전에는 사랑이 가까이에 피어난 두 꽃 사이의 거미줄과 같았네. 그러나 이제 사랑은 시작도 끝도 없는 후광(後光) 지금까지 있어온 모든 것을 감싸고 앞으로 있을 모든 것을 에워싼 채 영원히 빛날 후광과도 같다네.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형태와 색채 뒤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보라고 또한 추해보이는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보일 때까지 잘 살펴보라고. 내 영혼이 이렇게 충고하기 전에는 아름다움을 연기기둥 사이에서 흔들리는 횃불과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연기는 사라져 없어지고 불타고 있는 모습만을 볼 뿐이라네.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혀끝도 목청도 아닌 곳에서 울려나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그 날 이전에는 나의 귀가 둔하여 크고 우렁찬 소리밖에는 듣지 못했네. 그러나 이제 침묵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으니 시간과 우주를 찬송하며 영원의 비밀을 드러내는 침묵의 합창을 듣는다네.

내 영혼이 나에게 말했네 잔에 따를 수도 없고 손에 들 수도 입술로 느낄 수도 없는 포도주로 나의 갈증을 풀라고. 그 날까지 나의 갈증은 샘에서 솟아난 한 모금으로도 쉬이 꺼지는 잿불 속의 희미한 불씨였네. 허나 이제 나의 강한 동경(憧憬)은 하나의 잔이 되었고 사랑이 나의 포도주로 그리고 외로움은 나의 즐거움으로 변하였다네.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보라고. 우리가 매달려 온 것은 우리가 갈망하는 것들이었음을 내 영혼은 보여주었네. 예전에 나는, 겨울에는 따스함으로 여름에는 서늘한 미풍으로 만족했으나 이제 내 손가락들이 안개처럼 되어 붙잡았던 모든 것들을 떨어뜨려 보이지 않는 나의 갈망들을 뒤섞어버리려 하네.



음: Adagio Appassionato , Op.57 / Max Bru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