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poetry

그 저녁바다 - 이정하

loren23 2016. 7. 11. 23:47







아는지요? 석양이 훌쩍 뒷모습을 보이고 그대가 슬며시 손을 잡혀 왔을 때, 조그만 범선이라도 타고 끝없이 가고 싶었던 내 마음을. 당신이 있었기에 평범한 모든 것도 빛나 보였던 그 저녁바다 저물기 때문에 안타까운 것이 석양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지요? 발길을 돌려야 하는 우리 사랑이 우리가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와야 하는 그것이 내 가장 참담한 절망이었다는 것을. 저무는 해는 다시 떠오르면 그만이지만 우리가 다시 그곳을 찾게 될 날이 있을까. 서로의 아픔을 딛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대로 영원히 영원히 당신의 가슴에 저무는 한 점 섬이고 싶었던 내 마음, 그 저녁바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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