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poetry
파마머리 돌부처 미술관 뒤뜰에 돌부처 수십 마리 달팽이 기어가는 것 같은 동글동글 파마머리 옛날에도 남자가 파마했을까? 그게 쑥스러워 미소 띠고 있을까? 그래서 꼼짝 않고 앉아 있을까? 하루 꼬박 곁에 앉아 말동무 해 주면 꼬불꼬불 말아둔 비밀 살살 풀어줄지도 몰라. ― 하지혜(1964~ ) 웃음이 절로 나오게 하는 시이다. '수십 마리 달팽이 기어가는 것 같은 동글동글 파마머리.' 부처 머리가 파마머리라니! 생전 처음 듣는 말이다. 어린이 눈으로 보면 파마머리다. 동심의 시선은 색다르다. 부처 머리를 왜 파마머리로 만들었을까? 호기심 많은 어린이를 기분 좋게 자극한다.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옛날엔 남자도 파마했나? 파마머리가 쑥스러워서 웃나? 너무도 궁금하다. '하루 꼬박 곁에 앉아 말동무 해 주면 꼬불꼬불 말아둔 비밀 풀어줄지도 몰라'. '부처님오신날' 무슨 불경스러운 이야기인가. 하지만 부처님은 이해해주실 거다. 너그러운 분이니까, 그리고 생일날이니까. 또 모레는 어린이날이니까. 그렇지요? 부처님! (이준관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