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차 볼 것을 다 보아버린 뒤의 이별처럼
적당히 더러워져 있으면 삶이 오히려 편해진다
그러나 너무 긴 기다림은 사람을 망가뜨린다
앞면을 보려고 하는데 늘 뒷면이 나오는 게임처럼
적막과 혼돈 사이를 숨차게 오가는 동안
세계의 중심도 있다가 없어지곤 하는 것을
알았다 거짓도 하나의 법칙이라는 것을
가을 숲을 떠나간 새는
여름내 꽃 피워 맺은 열매를 쪼아보지 못하고
가을에 떨어진 열매는 겨울의 폭설을 느끼지 못한다
그가 거기 있는 뜻은
내가 여기 있는 뜻과 무엇이 다른가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한쪽 눈 질끈 감으면 통할 수 있고
손을 내밀면 어디엔가 소속될 순 있으리라
어둠 깊을수록 고요가 더 많은 것을 드러내보이듯이
정말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거나 한발자국씩
물러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끝내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알게 되면 세상을 편히 살아나갈 수 없으리라는 걸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음 ; Florent Pagny - La Ou Je T`emmener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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