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세상에서 나를 지우는일.
완벽하게 지워도 지우개똥은 남는다.
지우개똥보다 오타로 얼룩진 인생이 낫다.
〈오타로 얼룩진 인생1〉
사랑이 떠낫다. 내 생명이 떠낫다. 내 전부가 떠낫다. 사랑이 어떡게 변하니,
라고 말했던 그 사람이 떠낫다. 이제 내게 남은 건 그 사람에 데한 기억뿐.
도저히 지워지지 않는 그 기억을 지우기 위해 나를 지우는 건데 그거또 죄일까.
맞다. 죄다. 당신이 지워지면 누군가가 당신을 못잊고 그리워할 것이다.
지금 당신처럼 기억을 지우지 못해 힘들어할 사람, 그 사람이 누군지 생각해보라.
지금 머릿속에 한두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들이 바로 당신이 이 세상을 살아야 할 이유다. 인생을 놓지 말아야 할 분명한 이유다.
〈오타로 얼룩진 인생 2〉
나는 태어날 대부터 가난했다. 단 한 번도 세상은 내게 기회를 주지 안앗다.
나는 늘 뒤에 아레에 서야 했다.
사람드리 먹고 남는 것만 머거야 했다. 사람드리 입고 남는 것만 입어야 했다.
이러케 오타로 얼룩진 인생을 지우는 거또 죄일까.
맞다. 죄다. 당신이 지워야 할 것은 기회를 주지 않은 세상,
다 먹고 다 입고 남은 것만 주는 세상이다.
당신은 지워질 사람이 아니라, 지우개를 들고 세상을 지워야 할 사람이다.
당신보다 오타가 많은 사람도 버젓이 자서전을 내는 세상에 분노하라.
분노는 당신이 이 세상을 살아야 할 이유다. 인생을 놓지 말아야 할 뜨거운 이유다.
공동명의
내 생명의 주인은 누굴까?
나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내 생명은 공동명의다.
나와 내 가족과 친구들의 공동명의다.
나와 내 가족과 친구들의
도장을 다 받기 전에는
함부로 팔아치워서는 안된다.
아무리 딱 죽게 생긴 상황일지라도
다음이라는 기회가 있고,
다음이라는 기회를 살리는 방법으로 시작이 있다.
'다시'가 실패하는 경우를 위해 '또 다시'라는 용어도 준비되어 있다.
음: Luc Baiwir / Gen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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