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poetry

서녘 ―김남조

loren23 2016. 4. 25. 20:13










사람아
아무러면 어때

땅 위에
그림자 눕듯이
그림자 위에 바람 엎디듯이
바람 위에 검은 강
밤이면 어때

안보이면 어때
바다 밑 더 파이고
물이 한참 불어난들
하늘 위 그 하늘에
기러기떼 끼럭끼럭 날아가거나
혹여는 날아옴이
안 보이면 어때

이별이면 어때
해와 달이 따로 가면 어때
못 만나면 어때
한가지
서녘으로
서녘으로
감기는 걸






사람의 만남과 이별, 삶과 사랑과 죽음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아우르고 있다. 이 시는 ‘아무거나 뭐 어때 ’같이, 무심한 어조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 시에서의 ‘어때’ 부분은 꾹꾹 참아가면서 읽어야 한다. 어둠과 아픔을 ‘어때’로 표현한다는 것은 고통에 무감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언젠가는 함께할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별의 아픔에 이 시만큼 위로가 될 시도 없다. 이 시는 말하고 있다. 힘든 어둠의 터널은 언젠가 끝이 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웃는 너와 손을 맞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나민애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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