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poetry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中

loren23 2016. 4. 26. 15:18











나는 봄을 격렬하게 미워했다.
봄이 나의 공간을 침입하지 못하게 하려고
두터운 커튼을 드리운 채 방 안에서 격렬하게 저항했다.
나는 봄이 나에게 가져온 것을 미워하고, 그것이
네 몸 깊은 곳까지 일으키고 있는 듯한 아픔 같은 것 까지도 미워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토록 강렬하게 무엇인가를 미워한것은 처음이었다.
4월이 가고 5월이 왔지만 5월은 4월 보다 더욱 가혹했다.
5월이 되자 나는
깊어가는 봄의 한가운데 에서 마음이 가늘게 떨리고
흔들리기 시작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한 떨림은 대개 해질 무렵에 찾아 들었다.

목련꽃 향기가 그윽하게 풍기는 옅은 어둠 속에서,
내 마음은 까닭없이 부풀어 오르고
떨리고 흔들리고 아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 이를 악 물었다.
그리고 그것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천천히 긴 시간이 걸려서 그것은 지나갔고,
그뒤에 둔탁한 아픔을 남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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