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poetry

정도리 바닷가에서의 한나절 - 김경윤

loren23 2016. 7. 13. 15:52


















마음이 후박나무 그늘처럼 어두운 날이면 바람처럼 기별도 없이 훌쩍 정도리에 간다 모난 돌 하나 없는 동글동글한 몽돌들 서로 등을 맞대고 앉아 참선 중이다 적막한 바다에 쏴르르 쏴르르 돌 구르는 소리 각진 마음이 자꾸 늑골 사이에서 삐걱거린다 세상에 잊지 못할 정이 깊으면 돌이 되는 걸까 정도리 바닷가에 앉아 죽은 동생을 생각하는 동안 생각이란 생生에 각角을 세우는 일만 같아 묵언 중인 몽돌 밭에 앉아 마음의 각을 자른다 한세상 구르다 보면 돌도 저리 무디어지는 것을, 무심한 바다에 부질없는 돌팔매질만 하다 돌아서는 등 뒤에서 내 가슴보다 더 막막한 바위를 치며 우는 파도가 묻는다 이 세상천지에 너만 한 슬픔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네 어머니의 한 생애도 슬픔의 바다였느니 죄 없는 아들이 어디 있느냐고 그렇게 파도 소리로 울다 온 한나절 내 마음속에도 슬픔의 몽돌 하나 들어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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