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poetry

박정애 시인

loren23 2016. 7. 28. 19:15












비로소 말하는데, 과거 이태백과 난 내연 관계로 외롭지 않은 청상을 보냈다 밤만 되면 꿀이 진 치정을 치루느라 뒤엉켜 냉구들이 낼 앉고 배태도 할 수 없는 무정란 꿈을 산란, 나는 아비 없는 자식을 다달이 베슬어 놓았다 아침이면 얼굴엔 핏기라곤 한 점 없이 빈 쌀 단지 쪽박질이나 하고 우는 아이 잠재우듯 가슴 쓸어 갈앉히고 일구월심 하늘 같이 섬기던 기둥서방은 쇠귀에 경 읽기지 여름날 개 혓바닥같이 늘어진 팔자라 태평연월 술추렴이나 하니, 죽이 끓는지 니 떡 나 몰라라 허구헌 한뎃잠에 찬 이슬 맞으며 물에 퉁퉁 불어터진 라면보다 식상한 달타령이나 해 쌓고 바늘 없는 낚싯대로 그걸 낚을 양 해 어쩌겠는가 아무리 뒤웅박 팔자라지만 지지리 박복한 내가 할 수 있는 거란 외도곤도 없이 등 뒤에 붙어 앉아 죽을동 살동 바닷물을 퍼낼 수밖에, 그런데 평생 못 건질 건 여자 마음이라 애달프다니







어느 지인의 박정애시인에 대한 이야기다.
언젠가 새벽 4시까지 같이 술을 마셨다. 취하고 졸려서 나는 뻗기 직전이었다. 박정애 시인이 드링크 한병씩 마시고 가자고 하셨다. 나는 단숨에 마시고 병을 휴지통에 집어넣었다.
박정애 시인은 드링크 병을 휴지통 옆 길바닥에 세워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요녀석, 너도 요기 가만히 서서 한번 외로워 봐라.
고기 가만히 있다가 사람들 발길에 한번 차여보기도 하고."

시인들은 참, 희한하다. 어쩌면 저런 말들이 그냥 술술 나오는지... 나는 걸어가면서 자꾸 뒤돌아보았다. 시인으로부터 외로울 것을 명령받은 드링크병이 신경쓰였기 때문에...
제주도 신천지미술관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 동백이, 뚝뚝 떨어져 땅바닥이 전부 붉은 지경이라 발도 조심조심 딛고 있는데 박정애 선생님이 말했다.

“하, 조년들 좀 보게. 모가지채로 떨어져서도 방긋방긋 웃네, 저 도도한 년들 좀 봐.”

시인들은 참 신기하다. 어쩌면 입출력이 저리 자유로울수가 있을까... 시인들과 만날 때는 손 가까운 주머니에 수첩과 볼펜 한 자루 넣어둘 일이다. 여차하면 받아 적어야 한다. 그 말들이 땅바닥에 떨어져 먼지라도 묻으면 큰일이니까.

박정애 시인은... 고 박종철 열사의 친고모이다. 같은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가 시인과 눈이 마주치면, 열사와 너무도 많이 닮은 모습에 나는 아직도 깜짝 깜짝 놀라기도 하고,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박정애 시인이 입에 달고 다니는 첫 인삿말 이란다 “아이구, 귀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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