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이 시는 국수 예찬론처럼 비치지만, 절대 그런 내용이 아니다. 이 시는 울고 싶다는 말의 국수 버전, 즉 눈물 대신 삼켰던 국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을은 풍요한 계절이기도 하지만 쓸쓸한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 하늘은 깊어서 더 멀어 보이고 가을 노을은 울음처럼 붉어서 마음의 응어리를 꺼내 놓은 듯하다. 바람은 차가워 빈손은 더욱 허전해져만 가고 이래저래 허전한 마음이 더욱 황량해지는 때가 요즘이다. 그런 가을의 심사, 꼭 계절적으로 가을이 아니래도 지극히 가을스러운 심사에 대해 이상국 시인은 ‘허기’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게다가 삶은 언제고 만만한 것이 아니어서 울고 웃는 순간의 연속이다. 이 시를 쓰게 된 날은 아마도 우는 날에 해당했나 보다. 시인은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게 되었다고 썼다.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식으로 마음을 다치고 보니 잘난 사람, 이긴 사람보다 조금 부족하고 역시 마음을 다친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시인처럼 순박하고 속이 훤히 보여서 남을 속이지도, 잘 이기지도 못하는 사람들만 눈에 들어왔다. 시인은 그런 사람들 곁에서 뜨겁게 울고 싶다는 말을 국수가 먹고 싶다는 말로 대신했다. 서글프게도 나이가 들면 마음껏 울지도 못한다. 눈물 대신 콧물을 흘리며 뜨거운 국수를 먹을 뿐이다. [나민애 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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