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poetry

이별, 그 사소함-위승희

loren23 2017. 8. 20. 16:33

 

 

 

 

 

우리의 사랑보다
우리의 이별은 너무나 사소했네
늘 만나던 까페의 익숙함이
신선하지 않을 인사를 나누며
그대는 창가에서 두 번째 테이블의 덮개가 삼 센티쯤
밀려나간 것을 바라보고
나는 절망으로 자라난 손톱을 자르지 못했다고
말해야 하는지를 생각하지
그대 눈빛에서 꽃 피고 꽃 지는 소리 사라짐은
꽃가게의 꽃들이 너무 많아서였다고
잇몸을 다 드러내고 웃는 그대 입안으로
바람 움트는 지루함
그대 돌아서는 뒷모습에서 쟈켓 한 귀퉁이 조금씩 구겨 올라간 것을
또는
그대가 떠난 자리에 의자 쿠션이 조금 옴폭 가라앉은 것을
일일이 기억해야 하는 권태의 바지,
드라이크리닝된 그대의 허무가 세탁소 그늘에 내걸릴 쯤
그대 기억할까
마지막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던 사람을
마지막 커피값을 지불한 사람을
그렇게 이별은 사소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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