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poetry

사랑은 약속이 아니라 교감으로 이루어진다.

loren23 2016. 5. 25. 20:36















약속을 통해서가 아니라 육체의 교감으로인한 신의를 통해 처음으로 믿음을 갖게 된다.

입술과 혀와 손끝으로 그를 더듬고 느끼며, 피부와 피부가 밀착되면서 세포들까지 서로 닿기를 원하게 되면, 차츰 상대에 대한 갈망은 격렬한 욕망으로 발전하면서 몸은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제 고유의 리듬을 회복하고 저마다의 목소리와 열기를 뿜어낸다.

신체적인 접촉과 자극을 원하고 신체의 표면을 섞고자 하는 오랜 열망은, 어린 시절 부모와 밀착되어 떨어지고 싶지 않던 공생적 합일에 대한 열망과 관련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의 행위는 생후 초기의 경험과 많은 연관을 갖는다.

아기들은 어머니의 품 안에서 따뜻한 온기와 편안함을 느끼며, 어머니의 젖꼭지를 빨면서 포만감과 함께 야릇한 쾌감을 갖는다. 또 어머니가 기저귀를 갈아 주고 대변을 닦아 줄 때의 묘한 흥분과 안아 주고 얼러 줄 때의 수동적인 움직임이 주는 즐거움을 통해 어머니와 만족스러운 사랑의 관계를 즐긴다.


에로틱한 욕동은 정신분석학적으로 볼 때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즐거움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 즐거움의 대상은 서로 관통하거나 침범하고 싶은 사람이 된다. 그것은 친밀감과 합침, 그리고 섞임에의 열망이며 서로의 경계를 강하게 넘어 들어가 그 사람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다.

둘째, 사랑하는 사람이 성적으로 흥분하고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것을 보며, 자신이 마치 그가 된 듯 상대와 동일시함으로써 함치감의 희열을 강화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랑하는 사람의 욕망에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의 성적 욕망에 사랑으로 반응하는 상대를 통해서 기쁨을 배가시키면서 황홀의 극치를 경험하게 된다. 이 순간은 성을 구분하던 일반적인 경계가 사라지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동일시를 통해서 자신이 동시에 남성과 여성이 된 듯한 느낌을 가지며, 남녀의 성기가 합쳐지고 감싸지면서 즐거움과 완성감을 갖게 된다.

에로틱한 욕동의 세 번째 특징은 모든 성적인 만남에 내포되어 있는 금기, 다시 말해 성의 오이디푸스적 구조에서 유래된 금기를 극복하는, 일종의 반란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탕달이 지적한 대로 옷을 벗는 행위는 수치심이란 사회적 관념을 무효화하고 연인들로 하여금 수치심 없이 서로를 바라보게 함이요, 성행위 후 다시 옷을 입는 행위는 관례적인 수치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 관례나 오이디푸스적 경쟁자를 이긴다는 의미도 있으며 상대의 경계를 깨뜨리고 파고들어 상대를 관통하고 먹어 버리는 공격성의 의미도 있다.

성적인 결합은 이렇게 그 사람의 몸과 마음, 과거와 현재, 의식과 무의식의 욕동과 판타지가 그대로 풀려 나오면서, 상대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자신의 경계를 관통당하면서 합일에의 접점을 향해 달려 나가는 강렬한 행위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브레이크를 잃어버린 기관차가 되어 서로를 위험하게 할 수도 있다.  -<김해남 전경린을 인용한 오마쥬>

음: Blue & Lonesome - Debbie Dav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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