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빗방울이 지우개인양 허공을 지운다 꽃과 그늘을 지우고 처마 끝에 흐리게 닿아있는 먼길을 지운다 비가 오면 나는 나를 지우고 싶어진다 내 눈을 지우고 빨간 립스틱을 지우고 생각을 지우고 지우고… 그러나 지워진 것들은 언제나 빗속에 서 있다 지상에 내려선 비는 잔디를 지우고 길을 지우고 떨어지는 제 몸을 받아 지운다 지우기 위해 비는내리고 지워지기 위해 생각은 내 안에서 웃자란다 여름 날 빗속에 서 있으면 지워진 네가 추억처럼 푸르게 되살아나고 나는 나를 지우고 싶어 비에 젖는다 지워진 것들은 언제나 빗속에 서있다 음: Mandragora Scream- Child of the Mo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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