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poetry

우리들 마음 속에 -문정희

loren23 2016. 4. 5. 20:28











      빛은 해에게서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그대 손을 잡으면
      거기 따뜻한 체온이 있듯
      우리들 마음 속에 살아 있는
      사랑의 빛을 나는 안다.
      마음 속에 하늘이 있고
      마음 속에 해보다 더 눈부시고 따스한
      사랑이 있어
      어둡고 추운 골목에는
      밤마다 어김없이 등불이 피어난다.
      누군가는 세상은 추운 곳이라고 말하지만
      또 누군가는
      세상은 사막처럼 끝이 없는 곳이라고 말하지만
      무거운 바위 틈에서도 풀꽃이 피고
      얼음장을 뚫고도 맑은 물이 흐르듯
      그늘진 거리에 피어나는
      사랑의 빛을 보라
      거치른 산등성이를 어루만지는
      따스한 손길을 보라
      우리 마음 속에 들어 있는 하늘
      해마다 눈부시고
      따스한 빛이 아니면
      어두운 밤에
      누가 저 등불을 켜는 것이며
      세상에 봄을 가져다 주리.






문정희-1947년 전남보성 출생.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등단. 현재 동국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해에게서 오는 빛보다 우리들 마음 속에 살아있는 사랑의 빛이 더 찬란하고 더 아름답다. 이 빛이 어둡고 추운 세상을 헤치고 따스한 생명의 봄을 가져다 준다.
 
고 서정주 시인의 애제자인 문정희 시인은 종종 거칠고 직선적인 표현도 서슴치않는데 위의 시는 나긋나긋한 어조로, 상처난 심정을 어루만지 듯이 표현했다. 조금은 교과서 같지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삶의 진리를.








음:Gnomusy Ethereality /Dolmen 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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